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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10마리만 잡으라고?" 해수부는 근거를 대라!
자원 감소 근거 없는데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포획량 제한... 잘못된 정책 폐기하는 게 나라다운 나라
 작성자: 관리자       권역: 전국       장르: 이슈      최초등록: 2018-02-07 09:30     조회: 1,100      추천: : 0  
“갈치 10마리만 잡으라고?” 해수부는 근거를 대라!

- 낚시전용선 어업허가 말소, 낚시어선 영업일 3~6개월로 제한
- 수산자원 남획 때문에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포획량 제한
- 갈치 10마리, 문어 5마리, 주꾸미 5kg으로 제한 얘기 나와
- 어획량은 증가하는데 낚시 때문에 자원 감소? 근거 있나?
- 낚시로 인한 어업 피해는 적지만, 규제 강행하면 낚시는 망해
- 국민 자유 억압하고 산업간 형평성 무시한 정책은 폐기해야

지난 2월 5일 세종시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해양수산 분야 3관 혁신 TF’ 전체회의(이하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올해 추진되는 12개 과제 세부 실행계획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보고됐는데, 이 중에는 ‘국민참여 낚시문화 개선’이라는 과제가 포함돼 있다.
이 ‘과제’는 수산 자원 보호를 위해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채포량(포획량) 제한, 낚시로 포획한 수산물 상업적 판매금지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낚시어선 이용 낚시인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 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와 관련된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수산자원관리법을 연내에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위 ‘과제’에 나오는 내용들을 오는 2월말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현재 진행중인 ‘국내 실정에 맞는 선진 낚시 관리제도 도입 방안 연구’ 용역에 포함된 것으로, 아직 그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 상태다.
그런데 이 회의 하루 전인 2월 4일자 서울신문 기사가 낚시인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SNS 상에는 ‘힘 없는 낚시인들 호주머니 터는구나’, ‘우리나라 낚시단체들은 다 뭐하냐?’, ‘낚시인들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 ‘갈치 10마리 낚으러 어떤 미친 X이 낚시 다니겠느냐’는 등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울신문 장은석 기자는 ‘고깃배 낚싯배 중 하나 포기해야...’라는 기사(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205005014)에서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먼저 낚시전용선제도에 대한 기사 중에 “기존 어선도 강화된 안전기준을 통과하면 전용선 허가 없이도 낚싯배 영업을 허용하되 연 3~6개월로 영업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는 내용이 있다.
이어서 낚시 이용부담금 제도에 대한 기사에서는 “지난해 바다낚시 이용객은 34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낚시이용권제도(낚시 이용부담금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이들에 대한 수산자원 남획 우려 때문이다.”
곧이어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 등장한다. “어종별로 포획량도 제한할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갈치는 10마리, 주꾸미는 5kg, 문어는 5마리 등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낚시어선 영업기간 3~6개월로 제한

낚시전용선 제도는 지난 12월 3일 영흥도에서 발생한 선창1호가 급유선에 추돌당해 침몰한 사고 이후 낚시어선의 안전 대책과 관련해 갑작스레 본격 검토되기 시작한 문제다.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기엔 시간이 너무 짧고, 이해당사자인 낚시어선업자들과 의견 조율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낚시어선 1척당 1억원을 상회하는 어업허가권 문제만 해도 예산 확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낚시어선 1천척만 낚시전용선으로 전환한다 해도 1천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낚시전용선으로 전환하는 낚시어선의 어업허가권을 무효화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정부부처가 마음대로 말소시킨다는 게 말이 되지 않을뿐더러, 낚시전용선을 하다가 영업 부진이나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다시 어업으로 복귀할 수도 있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고 낚시어민들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정책을 섣불리 발표하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낚시전용선으로 전환하지 않은 낚시어선의 영업기간을 1년중 3~6개월(100일 이내라는 말도 있다)로 제한한다는 내용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들은 과연 이같은 내용을 낚시어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낚시 이용부담금 도입 밀어붙이기?

해수부는 낚시 이용부담금 제도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입하려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정책 방향까지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세종시 해수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실정에 맞는 선진 낚시 관리 제도 도입 방안 연구’ 중간발표회에서는, ‘지자체들이 좋은 낚시터 편의시설을 만들어 주고 돈을 받으려고 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다. 현재는 지자체별로 조례를 정해 돈을 받고 있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돈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다’는 이유로 낚시 이용부담금의 필요성을 역설하더니, 이번 회의에서는 ‘낚시어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한다고 바뀌었다.
즉, 지자체들이 편의시설을 갖춘 낚시터 이용료를 받을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에서, 신원 파악이 쉬운 낚시어선 이용자들에게 우선 돈을 받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해수부가 등산 등 다른 취미활동에는 없는 이용부담금 제도를 낚시에 도입하겠다는 이유로, 다른 최미활동과는 다르게 낚시는 물고기라는 자원을 포획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낚시인들이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이미 많은 경제활동과 직접적인 소비가 선행된다. 이런 활동은 낚시산업 뿐 아니라 자동차산업, 정유산업, 의류산업, 요식업, 숙박업 등에 많은 기여를 한다. 낚시인들은 물고기를 낚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충분히 많은 비용을 사회적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는 낚시 이용부담금 제도 도입에 대해 “낚시인들의 반발이 있을 수는 있지만 돈을 내겠다는 사람도 많다”는 주장도 한다. 돈을 낼 의사가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대다수 낚시인들의 반발 쯤은 무시해도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부 뜻이 다른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의 자유로운 낚시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발상이 놀랍다.
지난 촛불집회 때 전 국민의 마음이 촛불로 모아지고 있을 때 한 켠에서 태극기를 들고 집회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세몰이를 해서 제법 많은 수가 모이기도 했다.
돈을 내겠다는 사람도 많으므로 낚시 이용부담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논리대로라면,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으므로 탄핵은 무효라는 말이 된다.
속된 표현 한번 쓰는 점 미리 독자들께 양해를 구한다.
이게 말인가? 방귀인가?

자원 감소 때문에 포획량 제한? 억지다!

해수부는 낚시 이용부담금 제도와 포획량 제한 제도 도입 이유로 낚시로 인한 수산자원 남획을 들고 있다.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낚시로 인해 수산자원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정확한 통계가 우선돼야 한다. 감소량을 알아야 제한 정도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해수부는 이런 통계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껏해야 2016년 수협중앙회 산하 수산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바다낚시 관리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발표된 터무니 없는 수치(낚시로 인한 조획량이 연근해 어업 어류 생산량의 12.5~12.9%를 차지한다는 일방적인 주장)를 들먹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바다낚시인 217만명이 1년에 평균 7.9회 출조해서 한번 출조할 때마다 평균 6.5kg을 낚는다는 말도 안되는 계산으로 조획량을 추정해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쓰레기로 취급되고 있다.
해수부가 진정으로 수산자원 감소 때문에 낚시에 대한 각종 정책을 수립할 필요를 느낀다면, 이런 쓰레기 보고서에 나온 수치만 들먹이지 말고 신뢰성 높은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게 옳은 일일 것이다.
사실 해수부는 수산자원 증감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이미 가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는 연근해 어획량을 조사한 어업생산통계가 있다. 그런데 이 통계를 보면 낚시가 자원 감소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해수부 통계에 나타난 갈치 어획량을 살펴보자. 2017년 54,481톤으로 우리나라에서 갈치낚시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시기인 2011년(33,101톤)에 비해 65%나 증가했다. 직전해인 2016년(32,604톤)에 비해서는 67%, 2015년(41,049톤)에 비해서도 33% 증가했다. 즉, 낚시가 갈치 자원 감소에 미친 영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문어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문어낚시는 7월 한달 동안 갈치 금어기가 지정된 2016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금어기를 맞아 갈치낚시를 못나가는 낚시어선들이 그 시기에 대거 문어낚시에 나선 게 계기였다.
문어낚시가 대중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2015년 문어 어획량은 8,753톤이었다. 그런데 갈치낚싯배가 대거 문어낚시에 나섰던 2016년 어획량은 9,683톤으로 오히려 10% 이상 증가했다. 2017년에는 어획량이 더 늘어서 10,082톤을 기록했다. 문어 역시 낚시로 인한 자원 감소를 주장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또다른 포획량 제한 어종으로 거론되는 주꾸미는 어떨까. 주꾸미 어획량은 2011년 2,596톤, 2012년 3,415톤, 2013년 2,340톤, 2014년 2,525톤, 2015년 2,232톤, 2016년 2,312톤, 2017년 3,460톤이다.
주꾸미낚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지만,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생활낚시로 각광받으며 낚시인이 급증한 것은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획량 통계에서는 낚시로 인해 자원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지난해 어획량이 최근 7년 중에 가장 많기까지 하다.
사실 자원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주꾸미낚시를 규제한다는 논리 자체가 모순이다.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란기에 포획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봄철 알 밴 주꾸미를 잡는 어민들의 민원 때문에 가을철 성장기에 이뤄지는 낚시를 규제하는 것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어획량 통계에서 보듯, 성장기 주꾸미를 낚시로 낚는 양이 다소 많다 하더라도 자원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산란기에 잡히는 어획량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단지 어민들의 근거 없는 민원에 밀려 주꾸미낚시를 규제하려는 해수부는 이제라도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할 것이다.

어업이 생업이듯 낚시도 생업이다

해수부는 어업과 낚시를 동시에 관장하는 부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어민들 입장에서만 모든 정책을 수립하는 경향이 있다. 해수부의 논리는 어업은 생업이고 낚시는 취미기 때문에, 어민들의 입장을 좀 더 반영하는 게 옳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낚시 역시 많은 사람들이 생업으로 삼는 산업이다. 낚시가 위축되면 낚시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업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
또한 낚시는 수많은 분야의 생업에 종사하는 낚시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삶의 질을 높여준다. 불필요한 규제,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 과도한 규제, 이런 규제들 때문에 낚시를 즐기는 일이 어려워질수록 국민들의 삶의 질도 떨어진다.
해수부 어획량 통계에서 확인했듯이 낚시로 인한 어업의 피해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시 한번 통계를 보라!
하지만 현재 해수부가 계획하고 있는 규제가 그대로 강행된다면, 우리나라 낚시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우리나라 낚시에서 갈치와 주꾸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잡아도 30% 이상이다. 문어낚시는 갈치낚시 금어기를 보내는 낚시인들의 탈출구인 동시에 낚시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분야들이 규제에 의해 위축된다면, 아니 해수부 관계자가 말했다는 갈치 10마리, 문어 5마리, 주꾸미 5kg 식으로 강행된다면, 우리나라 낚시계의 미래는 끔찍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정책은 폐기하는 게 ‘나라다운 나라’

해수부는 지금이라도 어업과 낚시를 동시에 관장하는 부처라는 본문에 맞도록, 두 산업간의 형평성을 해치지 않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
어민들의 민원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잘못된 정책은 폐기하는 게 마땅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2월 5일 열린 ‘해양수산 분야 3관 혁신 TF’ 전체회의의 의미를 되짚어 보자. 여기서 ‘3관’이란 관행안주(慣行安住), 관망보신(觀望保身), 관권남용(官權濫用)을 줄인 말이다. 아마 관행에 안주하는 습성을 혁신하고, 몸사리기에 급급해 눈치나 보는 습성을 혁신하고, 주어진 권력을 함부로 사용하는 습성을 혁신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낚시전용선 제도를 둘러싼 섣부른 논란이나, 낚시 이용부담금 도입 정책과 포획량 제한 정책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산업간의 형평성을 무시한 채 명확한 근거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관권남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딱 관권남용이다. 당장 혁신하라. 폐기하라. 그게 나라다운 나라다.

글. 오계원(월간 바다낚시 & 씨루어 편집위원, (사)한국낚시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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